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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신전생 페르소나3 FES
    혼자놀기 2008. 5. 4. 23:49

    ■ 여신전생 페르소나3 FES
    분류 : 게임
    플랫폼 : Playstation 2
    장르 : RPG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블로그로 만들려고 했는데 태그정리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휴~

    그래서 걍 쓰던거 마저 쓰고 천천히 정리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게임 이야기!

    페르소나3 FES는 제가 작년 하반기 내내 매일 40분~1시간씩 플스패드를 잡게 만든 게임입니다. 모든 요소를 찾아내며 가지고 놀았을때 250시간, 대충대충하면 최소 80시간 걸린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그거보단 적게 걸린거 같네요.

    '플레이타임이 몇시간 된다'면서 광고를 하는 게임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저는 그런걸 볼 때마다 '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저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가볍게 하고 손 털고 일어날수 있는 게임을 주로 하다 보니 그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게임도 플레이타임때문에 나중에 해야지 하며 시작을 미루고 있었지만..네이버에서 줏은 이 이미지 한장에 넘어가 그냥 팩키지 뚜껑을 열어버렸습니다. 허허허.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다.

    이 게임은 디스크 제작과정에서 불량이 발견되서 게임기의 렌즈가 박살났다느니 하는 소식까지 들어본 거 같은데, 처리가 잘 되었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는 처음에 한번 다운된거 외에는 별 문제없이 돌아가길래 그냥 소장하고 있습니다.

    워낙 스크린샷도 많이 돌아다니고, 좋은 리뷰는 다른 블로거들께서 이미 다 하신 듯하니, 저는 이 게임하면서 불편했던것들 위주로 소감을 적어보겠습니다.

    1. 게임의 구성

    게임은 주인공이 살고있는 지역을 어떻게 돌아다니느냐에 따라 자의적, 또는 강제적(?)으로 하루일과시간을 보내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단 평일에 학교는 무조건 가야하고 수업은 무조건 듣게 되어 있습니다.
    수업을 통해서 스탯을 올릴수도 있으므로 가끔 선생님의 수업내용을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발자는 재밌자고 한 것이겠지만, 한글화 타이틀이라서 어쩔수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반 강제적으로 남의 나라 전국시대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공부하다 쉴려고 플스를 켜고 게임하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겐 꽤나 우울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설정이군요. 게임에서만큼은 공부하기 싫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공략을 구해서 보도록 합시다.

    남의 앞가림까지 해줘야 하는 상황

    점심시간 또는 방과후부터 자유행동을 위한 시간이 주어집니다. 다른 친구와 놀러갈 약속을 잡는다거나, 같이 하교한다거나, 서클활동을 한다거나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거나... 무슨일을 해도 시간은 흘러가고, 같은시간동안 한가지 행동만 할 수 있으며, 한두 곳의 지역밖에는 방문할 수 없으므로 스케줄 관리를 잘 해야 하는데, 스케줄 관리의 편의를 위한 기능은 좀 미흡합니다. 메뉴의 뒤쪽으로 들어가서 달력을 보며 하나하나 확인할 수 있지만, 정작 선택지가 화면에 떠 있는 상태에서 이를 확인할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혼잣말로 선약이 있음을 주인공이 알려주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화면 인터페이스를 통해 선약이나 가기로 되어있는 장소 등을 간단하게 표시해 줬어도 게임 난이도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튜토리얼에서라도 메뉴의 스케줄을 항상 확인하라고 유저들에게 꾸준히 설명해줬으면 좋았을텐데, 튜토리얼의 대부분이 전투를 위한 설명에 치중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한국영화중에 [방과후 옥상] 이란게 있었던거 같은데...

    누굴 만나고 어딜 방문하느냐에 따라 주인공의 스탯에 여러가지 변화가 생깁니다. 만들 수 없었던 페르소나를 만들 수 있게 되거나, 호감도가 올라 이성친구의 경우 연인사이로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게임에선 이것을 'COMMU(커뮤)'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상대의 성격에 맞춰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좀더 가까워지거나 멀어지기도 하며, 이런 변화가 생길때마다 COMMU 수치에 변화가 생기거나 해당 COMMU에 해당하는 페르소나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기숙사 자체에도 별도의 COMMU가 있다.

    하지만 이 게임에는 이런 '커뮤' 를 주된 즐길거리로 내세우는것 치고는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취향을 짐작할만한 단서가 부족한 편입니다. 한가지 예만 들어보면 '선물하기'가 바로 그것인데, 상대의 말투나 행동을 보고 대충 때려 맞추면 될 것 같지만 그것과 '그녀들을 위한 선물'을 고르는 것은 별개인 것처럼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공략을 보지 않는다면 선물용 아이템을 돈 될 때마다 종류별로 다 사서 들고다니다가, 이벤트가 진행될 때 하나씩 골라서 주게 됩니다.(치밀한 녀석...)

    뭘 주는지는 게임을 해보면 안다.

    좀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등장인물들이 평소에 무슨 물건을 휴대하고 다니는지에 대한 정보라도 게임의 초반에 주어졌으면 더 재밌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게임을 그저 만들어진 대로 즐기는 분이라면 나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선물 잘못하거나 선택지 잘못골라서 관계가 틀어져도 '인생사 그런거지' 하시는 분들에겐 이 단점은 별 문제가 안될것 같네요.

    하루일과를 마치고, 대충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명문 사립고등학교 기숙사로 돌아가면 동료들이 반깁니다. 기숙사라기 보다는 '특별한 아이들을 위한 수용소'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하루일과나 생각을 알 수 있고, 게임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타르타로스' 에 갈지 안갈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세이브도 가능합니다.

    '타르타로스' 는 일종의 던전입니다. 페르소나3 FES에선 던전이라고 할만한게 이 타르타로스밖에 없습니다. 나중에 숨겨진 요소들을 뒤지다 보면 좀 다른 곳으로 갈수 있기도 합니다만... 어쨋든 전투를 통한 레벨업을 할 수도 있고, 아이템과 돈의 대부분을 이 타르타로스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타르타로스 안에서의 이벤트도 있다.

    타르타로스 입구를 통해 벨벳룸으로 가면 페르소나를 만들거나 의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의뢰는 하나뿐인 던전 타르타로스를 공략하는것이 지루해지는걸 어느정도 조절해 주고 있긴 하지만, 초반과 후반에 할 수 있는 의뢰의 종류가 고르지 못합니다. 초반에 짧은 시간내에 해야하는 의뢰가 몰려있고, 후반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의뢰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후반쯤 되면 이벤트도 줄어들고 타르타로스에서 대부분의 플레이타임을 보내게 되는데, 레벨업이나 페르소나 육성 외에는 별 다른 단기적인 목표가 주어지지 않아 게임이 지루해지기도 합니다. 의뢰중 확률에 의해 얻을 수 밖에 없는 아이템을 구해오라는 것들을 수행중일땐 같은 층을 반복해서 공략하거나, 밤새 타르타로스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소위 노가다를 계속 해야하는 경우도 있어 지루함이 더 커집니다. 게임을 매일 조금씩만 하시는 분이라면 이 문제를 극복하실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도 타르타로스 입구에서 세이브가 되니까요.

    얘가 의뢰를 주는데...어딘가 맛이 간듯...

    기숙사에서 타르타로스로 가지 않고 주인공의 방으로 들어가면 하루일과가 끝납니다. 그냥 잘것인지, 공부하고 잘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공부하고 자면 피로도가 누적되므로 다음날 타르타로스 공략이 예정되어 있다면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심야시간에 할 수 있는 선택지도 좀 다양했으면 좋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 잔다 / 2. 공부하고 잔다 / 3. 비디오(?) 보고 잔다 / 4. 안자고 밤샘 도타)

    피로도는 최고 / 보통 / 피곤함 / 감기로 나뉘어 있는데, 타르타로스를 공략하다가 피곤해지면 전투도중 넘어졌을때 다음턴에도 일어나지 못하게 되는등의 패널티를 받게 됩니다. 게다가 타르타로스를 같이 공략중이던 동료녀석들(파티)은 피로해지면 타르타로스 입구로 나왔을때 그냥 기숙사로 가버립니다.(보름 하루전날은 제외) 이렇게 피로도로 타르타로스 공략에 어느정도 제한을 가하고 있는데, 이것 때문에 이벤트가 상대적으로 많은 초반에는 타르타로스에서 겪는 전투의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매달 보름마다 찾아오는 이벤트 전투를 안전하게 넘어가려면 레벨업을 해야하는데, 동료들이 피곤하다고 돌아가 버리면 타르타로스 공략을 혼자 해야 됩니다. 보름 하루전날에는 동료들이 피곤해도 돌아가지 않는데, 초반에는 돈도 아이템도 부족한 상태라 피로를 견디면서 아이템을 써가며 전투를 계속 하기엔 힘이 듭니다. 그렇다고 안전하고 쉬운층에서 약한 녀석들만 계속 잡는건 또 지루하지요. 난이도 조절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보름마다 찾아오는 이벤트 전투 이후마다 이야기가 조금씩 진행된다.

    2. 전투

    타르타로스에서의 전투는 계단을 찾아 한층 한층 올라가며, 적과 마주치면 필드가 나오고, 이 필드 내에서 싸우는 방식입니다. 한번에 최대 4명의 캐릭터가 참가할 수 있고, 나타나는 적의 숫자와 종류도 다양합니다. 턴제이지만 적이 다운되거나 주인공 일행이 다운되면 추가로 턴을 얻거나 잃는 등 턴 관리가 유동적입니다.

    적들은 주인공 일행을 발견하면 바로 달려드는데, 이때 선공을 하느냐 그대로 충돌하느냐에 따라 필드가 나올때 공격순서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무조건 선공을 따기 위해선 '인카운터'를 잘 해야 하는데, 타르타로스 내부의 시점이 그리 보기 좋은편이 아니라서 벽 뒤에 가려있던 적(쉐도우)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들이대는 경우도 생깁니다.

    총공격이라 쓰고 다구리라 읽음

    게임에서 페르소나는 일종의 소환물입니다. 주인공과 일행들의 스킬은 가지고 있는 페르소나에 따라 달라지는데, 동료들의 경우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약점을 제외하면 무난한 편입니다. 일부 페르소나는 같이 데리고 있으면 '믹스레이드'라는 스킬이 새로 생기는데, 주인공만 쓸 수 있는 '믹스레이드'는 정말 쓸만한게 별로 없습니다. 초반에 쓸 수 있는 카덴짜를 포함한 몇가지를 제외하면 쓸만한게 없고, 게임을 한참 진행하여 후반에 도달하면 쓸만한게 조금 나옵니다.

    전투에서 아이템 조달이 쉽지가 않고, 일행들의 AI를 '자유롭게 싸워라'로 지정하면 잘 싸우던 것들이 '회복위주'나 그외 다른걸로 지정하면 가끔 전투가 엉망이 되기도 합니다.

    3. 아이템

    장비아이템을 게임내 쇼핑센터인 '폴로니안몰' 에서 살 수 있습니다.(그것도 경찰서에서...무기를 파는 민중의 지팡이) 살때 다른 캐릭터들에게 달아줄 장비를 같이 사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도 착용후 얼마나 상승효과가 있는지 좀더 자세히 확인할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경찰서에서 수영복을 판매하는게 참 특이합니다..수영복 외에도 착용하면 모습이 바뀌는 장비들이 꽤 많더군요.

    회복아이템은 약국에서 살 수 있는데,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리더라도 초반엔 좀 싸게 살 수 있었으면 타르타로스 가기가 더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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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수영복들 나중에 [경찰서]에서 다 살수있다...

    4. 음악

    음악은 뭐 별로 뒤집을 데가 없네요.
    긴박한 상황(이벤트)에서 좀 뿅뿅거리는 느낌의 음악이 나와서 처음엔 이상했는데, 자꾸 하다보니 그것도 나름 잘 어울리는것 같았습니다.

    5. 연출

    이 게임만의 특이한 연출은 이벤트 장면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특수효과나 게임기의 성능을 이용한 것들 보다는 일러스트나 이모션을 이용한 것들이 많습니다. 감정표현이 아기자기하면서도 쉽게 이해되서 좋긴 한데, 조그만 캐릭터가 화면을 왔다갔다 하면서 천천히 말하고 이모션을 띄우는게 때로는 좀 갑갑할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이 띄워주는 일러스트가 훌륭(?)하므로 그냥 봐주기로 했습니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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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므흣한 장면인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6. 그 외

    저는 마지막까지 유카리와 후카 사이에서 고민을 좀 했는데, 게임을 해보신 다른분들은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게임이 줄타기를 잘하면 흔히 '양다리' 라고 불리는 짓도 가능한데, 이 조건을 좀 더 어렵게 해서 잘 들키게(?) 했으면 더 재밌었을거 같습니다. 아니 그전에 주인공의 성별을 여자로도 할 수 있었으면 엄청난 게임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내가 뭐라고 대답해야 되겠니...

    후일담편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이기스가 더 비중있는 캐릭터로 보여야 하는데...왠지 급조된 히로인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2회차를 하는 동안에도 아이기스와의 커뮤는 별 진전이 없었습니다. 후일담편 자체도 얼마 안되는 이야기를 난이도만 확 올려서 늘려놓은 느낌이라... 클리어하긴 했지만 하는 내내 별로 하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 들어 하기엔 상당히 힘든 게임이긴 합니다만(울긋불긋한 캐릭터들 총집합... 어머니 죄송합니다) 잘 만든 게임인 것 같습니다.

    차기작도 기대되고... 다른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게임이긴 하지만 저보고 또 하라면 못할거 같네요 -_- 힘들어서... -_-

    꼬리>
    제 생각에 이 게임의 재미는 '주인공의 이름을 마음대로 지을 수 있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이름을 '미국산 소고기', '무현', '이런 XX놈' 같은걸로 짓고 하면 게임 속의 지루한 고비를 넘기기가 좀 쉬워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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