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0. 교실 뒷편에 담임선생님 자리가 있었다. 선생님은 항상 교실의 물건들을 챙기고, 쉬는시간에 우리가 노는것을 가만히 지켜보거나, 숙제검사를 하고 계시거나, 싸움이 났을경우 바로 불러서 서로의 잘잘못을 가려주는 공정한 판관 역도 맡아주셨다. 선생님은 항상 가까운 곳에 있었다.
1. 교실 한쪽에 분실물을 모으는 통이 물건의 종류별로 따로 있었다. 지우개, 연필, 자, 교과서, 실내화, 축구공, 줄넘기 등등-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게 되었거나,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거나, 청소하다가 발견된 물건들을 종류별로 통에 따로 모아서, 다음날 주인이 알아서 찾아가거나, 오래 지나도 주인이 나오지 않는 경우, 지우개 같은건 선생님이 직접 지우개가 없는 학생에게 하나씩 쥐어주시기도 했다.
2. 항상 새 학년이 시작되면 서로 인사하기, 물건에 이름쓰기(이것도 검사했다;;)를 가장 먼저했다.
3. 학급문고를 반끼리 바꿔보는 날이 있었다. 교실마다 책꽂이가 있어서 학급문고가 한 30권 정도 되었는데, 몇달만 지나면 다 보게 되어있어서, 몇달 간격으로 책꽂이 째로 다른 반이랑 바꿔놓는 날이 있었다.
4. 교실앞에 풍금이 있었다 :) 아직도 신기한건, 그때 학교에 계시던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풍금을 칠줄 아셨다는건데...
5. 폐품수집하는 날이 있었다. 폐품수집에 대해 재활용이니 국가경제가 어떻느니 하는 부연설명을 하는 선생님도 있었지만, 반 아이들은 그냥 가져가야 되는줄 알았다.(;;)
박스나 신문지 뭉치, 빈병, 월간지 등등을 가져갔는데, 그땐 그게 꽤 무거워서 등교길이 좀 힘들었다.
6. 합동체육 시간이 있었다. 일주일에 체육시간이 몇시간 있는데, 그중 하루는 모든 반이 시간을 같게 해서 다같이 체조하고, 남는시간엔 놀았다;; 요즘도 이런시간 있는 학교 있다던데;
7. 종례시간에 선생님이 항상 하시던 말이 정해져 있었다 - 좌측통행하기, 어른을 만나면 인사하기, 길 가면서 군것질 하지 않기, 수상한 사람이 말 걸어오면 피하거나 신고할것(;;), 건널목 건널땐 손들고 건널것...정도였던가. 거의 매일 수업 마칠때 이 말씀을 하셨는데. 매일 들어서 그런지, 선생님 말씀이라 그랬던건지, 듣기 귀찮아 하면서도 잘 지켰다.;;
8. 연락장 이란 공책이 따로 있었는데, 다음날 가져올 준비물 같은걸 쓸수있도록 따로 칸이 크게 그려져 있는 것이었다. 다음날 가져올 준비물은 여기다 다 적어갔고, 집에 가면 이걸 또 어머니께서 검사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도 일종의 다이어리라서, 꾸준히 쓰는것도 좋은 습관인거 같은데..
9. 유달리 구구단이나 나눗셈 같은걸 못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선 이런 아이들을 항상 수업 마치고 남게 했다. 남아서 구구단 외기 연습하고 나눗셈 문제 풀고 하다보면 선생님이 빵이나 과자 같은걸 사오셔서 잘했다고 나눠주시곤 했는데, 이것 때문에 선생님이 남으라고 하지 않은 아이들도 여럿 남아서 같이 문제를 풀다 가곤 했다.
10. '저축하는날' 이 있어서, 아이들마다 통장을 하나씩 만들게 한 다음 매주 천원씩 통장에 끼워서 선생님에게 내면, 그걸 선생님이 가져가서 입금시키고 통장을 돌려주는 날이 있었다.
11. 그외 운동회, 소풍, 그림그리기 대회, 글짓기 대회, 물체주머니 등등...뭐 많았는데.
요즘도 이런거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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